여러분의 조언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저희 아이는 학교와 학원에서 항상 모범생으로 칭찬을 받던 아이였습니다. 맞벌이하는 저희 부부를 걱정해서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는 시간도 잘 챙기며 연락을 잘 해주던 아이였죠.

그런데 작년부터 한 학년 밑에 있는 아이와 친해지더니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연락두절, 위치 확인 불가, 수업 땡땡이, 저녁에 늦게 집에 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그 아이가 교문에서 기다리다가 학원 가지 말고 놀자고 하는데, 저희 아이도 놀고 싶어 처음 몇 번 거절하다가 결국 함께 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저희 아이가 종종 연락도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다가, 점점 그 아이와만 시간을 보내면서 학원 선생님들과 태권도 선생님들까지 걱정하며 찾아다니게 되었죠. 결국 그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고, 학원 선생님은 저에게 조심스럽게 ‘그 아이와 어울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셨습니다.

그 아이는 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저녁 8~9시가 되어도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고,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등 부모님이 늦게 귀가하거나 아빠는 집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주말에 그 아이 집에 갔는데,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서 찾아보니 그 집에 있더군요. 그 집 엄마는 아이가 늦게까지 집에 있어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저희 아이를 타이르고 달래고, 남편과 함께 근무 중에 뛰쳐나가 핸드폰 위치를 확인하며 찾으러 다녔습니다. 종아리도 때리고 혼내보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아이를 만나 ‘재밌게 노는 건 좋은데 해야 할 일은 하고 놀아라’고 말해보았지만, 여전히 통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핸드폰을 무음모드로 바꾸거나, 저희 번호를 수신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에게 부탁해보았지만, 신경 쓸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저희 아이와 친했던 친구들도 저희 아이가 이상해지자 걔랑 그만 어울리라고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들끼리 싸워서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죠.

올해 초, 저희 아이는 다시 그 아이와 어울리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한동안 정말 그 아이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수업도 빼먹지 않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평탄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어제 학원에서 아이가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또다시 연락두절 상태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아이를 찾으러 나갔고, 한참 뒤에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 아이와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저는 엄청 호되게 혼내고 타일렀지만,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 들어 머리가 아픕니다.

그 아이와 어울리는 다른 아이도 초등학교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칼을 들고 다니고, 술과 담배를 하는 등 질이 안 좋기로 소문난 아이여서 더욱 걱정됩니다.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지만,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서 이런 일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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