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같은 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다 바빠서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일하는 상황이죠. 요즘 상황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셋인데, 지난주에는 한 아이가 아파서 밤새 기침을 했고, 오늘은 또 다른 아이가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났습니다.
일이 11시가 다 되어서야 끝나는데,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집에 가서 씻고 밥 먹고 자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요. 낮에 한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열도 나고, 제가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정말 마음이 힘들었어요. 종일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했죠.
집에 11시가 넘어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는데, 아이들이 밥 먹고 잠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녁도 굶고, 아픈 아이는 밥도 안 먹고 약도 안 먹고 잠들어 있더군요. 너무 짠하고 가슴 아프고, 사는 게 뭔지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졌죠.

남편에게 “애들 밥도 못 먹고 자서 어떡하냐, 정말 힘들다. 애들이나 나도 챙기지 못하고 엄마로서 종일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더니, 남편은 “그럼 나나 먹어야겠다!” 이러면서 자기 밥이랑 마파두부를 만들더군요. 너무 서운하고 감정이 주체가 안 돼서 “지금 그게 할 소리냐”고 했더니, 남편은 “그럼 내가 애들 데리고 잘게!”라고 하더군요.
“애들 데리고 자라는 말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도 와이프 마음 힘든 것보다, 애들 아픈 것보다 자기 배고픈 게 먼저냐”고 했더니, 남편은 “그게 아니라 혼잣말 한 건데 왜 내가 뭘 잘못했냐”며 오히려 저에게 적반하장을 하더군요. 잘못한 게 없고 입장 차이라며…
이 상황에서 아이들이 밥 못 먹고 자고, 아픈 아이 걱정하는 게 부부가 함께 안타까워야 할 대화 아닌가요? 남편 말처럼 “그럼 나나 먹어야겠다” 이 말이 이해가 되시나요? 진짜 공감 능력 없고, 저는 남편이 사이코패스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남편 입장에서 저런 말을 첫마디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