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3년이 되었어요.

결혼 후 시댁에는 2주에 한 번 꼴로 방문했어요. 아이를 낳고 나서는 더 자주 갔어요. 집에서 40분 거리에 있어서 시댁에서도 자주 오길 원했고, 남편이 워낙 효자라 저도 나쁜 마음 없이 자주 갔어요.

시어머니는 매우 온화하시고 다정하신 분이에요. 하지만 시아버지는 매우 권위적이고 비관적이시며 항상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세요. 전 직장 동료나 동창들을 자주 비난하시고, 현재 암 투병 중이세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이해해서 저도 피곤해도 자주 찾아뵙자는 마음으로 시댁에 자주 왕래했어요.

그런데 작년 연말, 저에게 등기우편으로 편지가 왔어요. 결혼 3년 동안 손님 대접 받으려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시어머니를 이용해 주방에 자주 들어가지 않으려 하고, 쇼파에 앉아만 있었다고 하더군요. 시어머니가 오기 전에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며, 저의 태도와 예의에 대해 온갖 비난을 쏟아냈어요. “니가 상전이냐?”라는 표현까지 썼더군요.

이러한 시아버지와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편지를 받고 너무 당황스럽고 손이 떨렸어요. 물론 나중에는 어른들이 보기에 좋지 않은 태도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반성도 했지만, 그 순간은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편지를 6개월 넘게 고민하며 썼다는 내용이 더 화가 나더군요. 정말 결혼을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태도에 대한 비난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편지로 전한 것이 너무나도 비겁하게 느껴졌어요.

시어머니는 저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그 말도 들리지 않았어요. 등기우편으로 받은 그 편지의 충격이 너무 커서요. 이후 4월이 되었고, 중간중간 시댁을 찾아뵙기는 했지만 서먹하게 있다가 오곤 했어요. 그렇게 자주 가지 않게 되었고, 남편도 완전히 제 편은 아니었어요. 자기 부모님 입장에서 저를 판단하고, 이로 인해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편지 사건 이후, 저도 마음이 많이 떠났고 시아버지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시댁 가는 것이 너무 싫고 불편했어요. 남편에게도 이런 마음을 자주 이야기했어요. 암 투병 중인 시아버님이 자꾸 전화하셔서 손주 보고 싶다고 하시는데, 저는 마음이 너무 불편해요. 시아버지의 살날이 오래 남지 않았을 것 같아 더욱 고민이 돼요. 시댁을 방문하면 편지 내용이 떠올라 심장이 두근거리고요.

그 이후 남편과의 사이도 많이 좋지 않아졌어요. 효자인 남편과 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정이 떨어지며 멀어졌어요. 제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편의 성품, 집안의 재력, 경제적인 안정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지만, 참 힘든 시아버지를 만나 마음 고생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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