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 차, 아직까지 고부 갈등 문제는 없었어요. 저는 반찬을 자주 해다 드리고, 싹싹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머님도 이것저것 잘 챙겨주시고 잘해주셨어요.
문제는 오늘 발생했어요. 사실 저는 아직도 어머님이 저에게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남편이 중간에서 문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잠시 직장을 쉬고 있는데, 어머님이 집에서 뭐 좀 해 먹냐고 물어보셨어요. 먹을 거 대충 때우는 거 아니냐고 하셔서, 나가서 사 먹는다고 걱정 마시라고 했어요. 그러자 어머님이 “직장 다니는 시누이는 직장 다니니까 맛있는 거 많이 사 먹는데, 며느리는 직장도 쉬면서 대충 먹겠지 뭐.” 하셨어요. 그냥 걱정해주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때 제 표정이 좀 안 좋았나 봐요. 걱정하긴 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육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남편은 술을 많이 마시진 않는데, 인맥이 넓어서 모임을 자주 갖는 편이에요. 요즘엔 별로 안 나가지만, 예전엔 제 전화를 다 돌리고 얘기도 없이 3-4시에 들어왔거든요. 그때 같이 사냐 마냐 해서 어머님이 그때부터 저를 혼자 두는 걸 좀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남편이 주말에 회사 또 나가봐야 된다고 하니까 어머님이 또 저 혼자 있는다고 어떡하냐고 하셔서, 예전에 술 마시고 전화 일부러 돌려서 그렇지 혼자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걱정 마시라고 했어요. 갑자기 어머님이 남편이 전화 돌릴 수도 있지, 너무 전화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빨리 가서 쉬라고, 쉬어야 출근한다고 하셔서 엉겁결에 나왔어요.
‘읭?’ 했죠. 그때 남편이랑 차 타면서 “오늘따라 어머님이 당신 편만 드는 것 같아. 내가 직장 관둬서 그런가?”라고 했더니 남편이 초딩이냐면서 무슨 편을 드냐고, 니편 내편이 어딨냐고 버럭 화를 내는 거예요. 직장 관둔 게 뭔 상관이냐고 그래서 아까 대화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나한테 처신 똑바로 하라네요. 자기 부모님 앞에서 표정 씹지 말라고, 아까 표정 씹은 거 보고 많이 참았다고요. 그리고 앞으로 시댁에 가지 말라는 거예요. 진짜로 시댁에 다 얘기했어요. 앞으로 이제 나 안 가고 본인 혼자 간다고, 제가 불편해한다고요.
보통, “아 그래? 별 뜻 아니었을 거야 걱정 마.” 이렇게 넘기지 않나요? 이게 굳이 부모님께 앞으로 며느리는 안 가겠다고 할 말인가요? 저는 안 가겠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요.
남편은 좀 과묵하고, 혼자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좋은 점은 신중한 건데, 나쁜 점은 상대방 생각을 안 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해요. 나는 늘 따라야 하고.
아기도 허니문 베이비 갖기로 하고 결혼했는데, 아직까지 일방적으로 미루고 있는 것도 답답해요. 저는 항상 족욕도 해주고 발 각질도 제거해주고, 항상 먼저 안아주는데, 남편은 결혼하고 호칭 한 번 먼저 불러준 적도 없고, 먼저 안아준 적도 한 번밖에 없어요. 항상 제가 집밥 해주는데, 한 달에 한 번 외식 나가는 것도 거의 못 나가요. 돈 아깝다고요. 친구들이랑은 엄청 쓰면서요.
항상 본인 기분 나쁘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느니, 나와 함께하는 게 즐겁지 않다느니 말해요. 시누이 결혼식에 한복 입었다고 친척들 다 있는 자리에서 짜증 내고 소리 지르고, 본인 친구들 앞에서도 말 안 하면 말 안 한다고 뭐라 하고, 말 하면 말 한다고 뭐라 하고요.
이런 말 하고 나서도 “미안” 카톡으로 띡 보내놓기만 했어요. 똑같은 도돌이표예요. 부부 상담도 돈 아깝다고 받을 바엔 이혼한다고 하고요. 그래서 원하는 게 이혼이냐고 물어도 그건 또 아니래요.
저도 이런 게 쌓이고 쌓여서 예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상담받아도, 같이 받는 걸 권유하시네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